아열대로 변해가는 우리나라 기후
최근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의 기후도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기온이 올라가고 뚜렷한 장마 없이 여름 내내 비가 자주 오는 등 아열대 기후로 변해가는 추세인데요. 앞으로 50년 뒤인 2070년대에는 주요 과일의 재배 지역이 크게 달라질 전망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주요 과일의 총 재배 가능지(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를 2090년까지 10년 단위로 최신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한 6대 과일의 재배지 변동을 예측했습니다. 온난화로 고품질 과일을 생산할 수 있는 재배 적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는 품종과 재배법을 보급하고, 재배지 증가 작물의 경우 수출, 가공품 개발 등을 통해 소비 확대에 힘써야 한다며, 주요 과수 작물뿐만 아니라, 원예ㆍ특용 작물의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도 제작해 공개할 계획입니다.
강원도 해안지역에서도 감귤 재배, 단감은 산간지역 제외한 중부 내륙 전역에서 가능,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 맞춰 품종ㆍ재배법 개발, 기후변화 대비증가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는 피하기 어려운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농작물, 특히 노지에서 장기간 재배하는 과수작물은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과수작물은 평탄지, 구릉이나 산기슭 등 다양한 지형에서 재배되고 있어 이에 대한 기후적 재배 적합성을 면밀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농촌진흥청에서는 2013년에 RCP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농장규모의 상세기후를 나타낼 수 있는 농업용 미래상세 전자기후도 제작 기술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2020년에 기상청은 새로운 SSP 기후변화시나리오를 발표하였고, 이에 맞춰 농촌진흥청에서는 주요 과수작물에 대한 미래의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지도를 새롭게 제작하게 됐습니다.
주요 과수작물 재배지 변동 지도 제작 과정
모든 작물은 생육에 필요한 적정 온도가 있습니다. 이번에 제작된 재배지 변동 지도는 과수작물마다 생육에 필요한 적정 온도 범위, 재배 한계온도 및 착색 등 고품질 과실 생산을 위해서 필요한 기후조건을 반영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온대성 낙엽 과수들은 종류별로 겨울철에 일정한 기간 저온을 경과해야 하는 저온요구도가 있고, 생육기에는 재배에 적합한 온도 범위가 있습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수량이 불안전하게 되거나 과실 품질이 나빠지게 됩니다. 사과, 배는 7℃ 이하에서 1200∼1500시간 이상 경과해야 정상적인 재배가 가능합니다. 사과나 포도는 성숙기에 고온일 경우 과실의 착색 불량 등 품질이 나빠집니다. 내한성이 약한 감귤이나 단감은 겨울철의 최저기온이 비교적 높아야 생육이 가능해집니다.
재배지 변동 지도는 이처럼 작목별 적정 생육 조건의 설정에서부터 현재 주산지의 환경 분석까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반영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2020년 발표된 기후변화 시나리오(SSP5-8.5(이하 SSP5)*)를 활용해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를 제작하고, 이 전자기후도로 우리 농업환경에 맞는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를 개발했습니다.
사과
사과는 2005년 2만 6천 ha에서 2020년 3만 1천 ha까지 재배면적이 증가하였고, 2020년에는 42만 2천 톤을 생산한 주요 과수작물 중 하나로, 비교적 서늘한 기온에서 품질과 생육이 양호한 호냉성(好冷性) 작물입니다. 현재 재배시스템(품종, 작형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조건하에 SSP5 시나리오를 적용하여 전 국토 기준 기후학적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결과, 과거 30년간 총 재배 가능지(재배적지 + 재배가능지)는 경상남도와 전라남ㆍ북도, 제주도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나, SSP5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 과거 예측한 결과보다 더 빠르게 재배 가능지가 감소하여 2090년대에는 국내에서 고품질 사과 재배 가능지가 없어지는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대책으로는 사과의 경우 온난화에 따라 작기가 빨라질 뿐 아니라, 고온에서 착색이 용이한 신품종으로 재배시스템의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되며, 기후변화 시 고품질 사과 생산을 위한 고온 적응성 품종 육성 및 고온 대응 재배법 개발 등 빠른 대응이 요구됩니다.
- 새로운 품종 개발은 고온에도 착색이 우수하거나 착색이 필요 없는 품종 육성이 필요합니다. 아리수(착색 우수), 황옥(황색 과피), 그린볼(녹색) 등 7 품종
배
배는 2005년 2만 1천 ha에서 2020년 9천 ha까지 재배면적이 크게 감소하는 온대과수로, 난지산(暖地産)일수록 당도는 높지만 과피가 거칠어지는 데 반해, 한지산(寒地産)은 과피가 미려(美麗)해지므로 품질이 향상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현재 재배시스템(품종, 작형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조건하에 전 국토 기준 기후학적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결과, 2030년대까지 총재배가능지의 면적이 증가하다가 2050년대부터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 고품질 과실 재배가 가능한 재배 적지는 2050년대부터 급격히 감소하여 2090년대에는 거의 없어질 것으로 예측됨, 대책으로는 2030년대까지 총재배 가능지가 증가하므로 재배면적과 생산량도 증가할 개연성이 높으므로 과실 수출 및 가공품 개발 등 소비확산에 노력하여야 합니다. 또한 2050년대부터 고품질 배 재배 적지 감소가 예상되므로 고품질 배 생산을 위해 고온 조건하에서도 우수한 품질을 보이는 품종 육성과 고온 대응 재배법 개발이 요구됩니다.
- 새로운 품종 개발은 낮은 저온요구도(따뜻한 겨울 대응), 내병성(병 강한) 품종 육성이 필요합니다. 원교나-기후 1호, 원교나-흑성 4, 녹수, 슈퍼골드 등 9 품종
복숭아
국내 복숭아 재배면적은 2005년 1만 5천 ha에서 2020년 2만 ha로 재배면적이 증가하였으며, 현재 영남과 호남 등 중부지역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현재 재배시스템(품종, 작형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조건하에 전 국토 기준 기후학적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결과, 2030년대까지 총재배 가능지는 과거 30년간 평균 면적 대비 소폭 증가하나 이후 재배 가능지의 면적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 복숭아는 2050년대에는 전 국토가 잠재적인 재배 가능지로 예측되나 이후 급격히 감소하여 2090년도에는 전 국토의 5.2%만이 기후적으로 재배 가능지로 예측되었습니다. 대책으로는 복숭아 총재배 가능지역이 증가하다가 감소하므로 고품질 복숭아 생산을 위해 재배 적합자로 재배지 재배치가 필요합니다.
포도
국내 포도 재배면적은 현재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로 2005년 2만 ha에서 2020년 1만 ha로 감소하였다가 2021년 증가세로 전환되었으며, 주 품종은 캠벨얼리, 거봉에서 청포도인 샤인머스켓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현재 재배시스템(품종, 작형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조건 하에 전 국토 기준 기후학적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결과, 총재배 가능지의 면적은 2050년대까지는 유지되다가 2070년대부터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 2050년대까지 재배 가능지 면적은 과거 30년에 비해 유지되는 경향이었으나, 재배 적지 면적이 급격히 감소하여 과실 품질 저하가 예상됩니다.
- 2030년대에는 경기, 충청, 전북과 경북 등 중부지역이었으나, 2070년에는 강원도 산간 지역으로 재배 적지가 변동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고온에서 착색이 용이하거나 청색계로 품종이 다양화되고 수확기가 앞당겨지는 등 재배시스템이 변경될 것으로 예상되며, 장기적으로 고품질 포도 생산을 위해 고온 적응성 품종 육성 및 고온 대응 재배법이 요구됩니다.
대책으로는 고온에도 착색이 우수하고 내한성이 강한 품종 육성이 필요합니다. 흑보석(고온기 착색 우수), 청수(내한성) 등 5 품종
단감
국내 단감은 과거 30년간 평균 약 1만 9천 ha의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과실은 17만 4천 톤이 생산되고 있으나, 타 작물로 전환하는 농가가 증가하여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현재 단감의 기후학적 재배 적합지는 제주도 및 남해안 지역으로 전 국토의 9% 정도 차지하고 있으나, 총재배 가능지는 209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기후변화에 의해 재배한계선이 남해안에서 서해안과 동해안 일대로 상승하고, 산간 지역을 제외한 중부내륙 전역으로 재배 적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고품질 재배가 가능한 재배 적지의 면적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합니다.
앞으로 총재배 가능지 비율이 가장 높게 증가하기 때문에 단감의 재배면적 역시 증가할 개연성이 높으므로 수급 물량 조절을 위한 정책이나 고품질 단감 생산기술 개발이 필요합니다.
감귤
국내 감귤은 2005년에 1만 9천 ha에서 2020년 1만 6천 ha까지 지속적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온주밀감은 2020년에는 51만 톤이 생산되고 있는 대표적인 아열대 과수 작물입니다. 현재 재배시스템(품종, 작형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조건 하에 기후학적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결과, 전 국토 기준 총재배 가능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 남해안 일대로 재배한계선이 상승하고, 강원도 해안가와 제주도 중산간 지역으로 총재배 가능지가 이동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앞으로는 감귤(온주밀감)의 총재배 가능지가 증가됨에 따라 감귤의 재배면적 및 생산량도 증가할 개연성이 높으므로 감귤 가공품 개발 및 수출 판로 개척 등 과실 소비확산을 위한 노력과 고품질 과실을 생산하기 위해 적지 재배를 유도하는 정책 필요합니다.
- 또한 아열대기후권인 제주도에 위치한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는 미래의 새로운 소득작물이 될 가능성이 있는 아열대/열대과수를 도입하고 적응성을 조사하고 있고 일부 작물에 대해서는 재배법 개발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물 재배지 변동 지도의 기대효과는?
과수작물 재배지 변동 지도는 해상도 30m로 매우 상세하게 제작됐기 때문에 농장 규모로 과수 작물의 재배 적합성 여부에 관한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해당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이 보다 쉽고 간편하게 온라인상에서 농장별 재배지 적합 정보를 알 수 있는 농장맞춤형 농업정보 제공 웹서비스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정책기관에서 과일의 수급 물량 조절 정책을 수립하거나, 농가가 각 농장에 재배 가능한 작물을 선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이번 자료를 농촌진흥청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 누리집 (fruit.nihhs.go.kr)을 통해 공개할 계획입니다.
미래 작물 재배지 변동 예측정보도 추가하여 농가 단위에서도 현재와 미래에 적합한 작물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서비스를 수행할 것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인삼, 당귀, 천궁 등 약용작물 등 다양한 작물에 대한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정부 등 정책기관에 제공해 미래 기후변화에 대응한 작물의 수급물량 조절이나 작물 재배치를 위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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